또 하나의 나
또 하나의 나
月花/홍 현정
빗속에 여울진 무지개
무엇을 다급히 전해주고 싶었을까
베갯잇 사이로 젖어든
모질게 일그러진 삶의 모순들
빗나간 화살처럼 잔인하게
발버둥 치는 가슴에 꽂힌다
야속한 인연의 바람은
쓰러지지 않을 만큼만 흔들어댄다
간밤에 수마가 휩쓸고 간 넋
할퀴고 뒤집힌 인생 밭고랑
망연자실 하늘의 노여움이 두렵다
온전한 순종 나아가지 못 한
절대적 미움이었을까
긴 장마에 햇살이 얄궂다
내 안에 나로 다시 서라는 알림인가
비단에 수를 놓은 산천
흙의 안정이라는 재기를 위해
아름다운 혼신의 눈물로
다시 닦아 비추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