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홍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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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6 22:59


거울
月花/홍 현정
내 하루를 꽤고 있는
맘 깊은 너였으면 좋겠고
닮은 것 같지만 고개 젓는 모습은
틀림없는 이방인 이었다
아무도 몰라도 너 많은 비밀이
보장되지 않아 가끔 두렵기도 하다
투영된 모습은 내가 아니라고
부정의 미소를 보내면
가차 없이 조각처럼 일그러진
깨진 부끄러움을 난사한다
네게 잘 보이려고 하루에도
열두 번 무언의 대화를 시도해도
돌아오는 건 정직한 일침이다
미안해 이렇게 밖에 못생겨서
그래도 나만 한 연인은 없잖아
후회 많은 어제가 주름을 수놓고
희끗한 반백의 머리를 염색으로
가려보지만 가려지지 않는 양심
애써 외면하지 않는다
나, 너 미친 듯 흠모해
내겐 오직 유일한 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