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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피퉈 내는 일

홍현정 0 422 0

꽃을 피워 내는 일


月花/홍 현정


가슴 짠하게 깊어만 가는 멍울

시련의 높낮이마다 생각이 아프다


반백이 넘은 중년의 방황은

미완성의 시를 쓰는 일이 아닐까


한 소절 따라 부르면 금방

눈물 흐를 것 같은 내 모습을 닮은 

노래 가사가 뭉클하게 느껴진다면

스스로를 달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의 마음에 내가 들어있길

바라는 것은 이미 눈물의 시작이다


나이 들어가는 인생 길목

잠시 쉬었다 갈 의자가 있다면

난, 기꺼이 당신께 내어 주리다


산다는 건 황무지에 기다림의 색으로

꽃을 피워 내는 일이 아니겠는가


그 향기는 나와 당신의 마음

숙명적 필연을 그려 내는 혼이 깃든 

서로를 느끼는 향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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