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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은 짧을 수 록 아름답다

홍현정 3 1264 1

이별은 짧을 수 록 아름답다


月花/홍 현정


햇살 숨죽인 강가를 따라

초연히 걷다 보면 자욱한 자력에 홀려

멈칫 순간의 혼동이 온다


인연의 고리 환상의 발맞춤

빛 고운 보폭은 한 폭의 수묵화

채색하지 않은 은은하고 정적인

흑백 영화 그 주연은 너와 나였다


짧은 순간 긴 여운의 자국

어쩌다 가슴에 꽃을 피워내 아찔한

감동에 설움 나눠 가졌어도


봄날 꽃잎이 떨어지기도 전에

향기 잃은 너여서 나보다 더 가엾다

새벽이슬 수없이 맞으며 뒤틀린 

삶을 자위했건만 여전히 난, 혼자다


서로 다른 각도의 이정표

설령 잠시 흔들린 착시였다 하더라도

순간 평생 가는 게 인연 아니던가


봄날 향긋한 꽃내음 따라

부르튼 입술의 물집을 깨물며

난, 꿈을 꾼다 이쯤에서 건너 뛰자

짧게 울고 짧게 아프고 짧게 널 보낸다

3 Comments
조만희 2020.04.07 21:50  
인연이 그러한 것을 어이 하리오
짧게나마 사랑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며
고이 보내드려야지요
시향의 내공이 참으로 부럽습니다

고운 쉼 하세요
홍현정 2020.04.13 12:20  
칭찬이 급 쑥쓰럽군요
잘 계신가요
눈부신 햇살 편에
안부 띄웁니다
윤석진 2020.04.13 22:53  
짤은 만남
그리고, 긴 이별...

감상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