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은 짧을 수 록 아름답다
이별은 짧을 수 록 아름답다
月花/홍 현정
햇살 숨죽인 강가를 따라
초연히 걷다 보면 자욱한 자력에 홀려
멈칫 순간의 혼동이 온다
인연의 고리 환상의 발맞춤
빛 고운 보폭은 한 폭의 수묵화
채색하지 않은 은은하고 정적인
흑백 영화 그 주연은 너와 나였다
짧은 순간 긴 여운의 자국
어쩌다 가슴에 꽃을 피워내 아찔한
감동에 설움 나눠 가졌어도
봄날 꽃잎이 떨어지기도 전에
향기 잃은 너여서 나보다 더 가엾다
새벽이슬 수없이 맞으며 뒤틀린
삶을 자위했건만 여전히 난, 혼자다
서로 다른 각도의 이정표
설령 잠시 흔들린 착시였다 하더라도
순간 평생 가는 게 인연 아니던가
봄날 향긋한 꽃내음 따라
부르튼 입술의 물집을 깨물며
난, 꿈을 꾼다 이쯤에서 건너 뛰자
짧게 울고 짧게 아프고 짧게 널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