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편지
홍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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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1 10:59


사월의 편지
月花/홍 현정
잔인한 너를 만나려고
숨 가쁘게 달렸다
꽃봉오리 우쭐대는 봄
내 여물지 못 한 입술이
방긋 눈물을 떨군다
사계의 봄은 정신 나간 바람이
돌아오는 고향의 안마당 추억 서린
그리움의 놀이터일 것이다
나는 내 주머니에 한 움큼 잡히는
흐릿한 방황을 아무도 모르게 만지작 만지작
꼬깃꼬깃 접어 내고 있었다
모자란 감성 하나가 그림자를 흔들고
슬픈 장단을 끄집어 낼 때
초췌한 너를 품을까 말까
인내의 높은 산을 감히 정복하려 애쓴다
가지 마라 어차피 못 갈 길
떨어지는 낙엽 밟은 다음 그때
다시 이별을 노래하련다
사월아! 너의 긴 밤을 흠모하니
내게 준 눈물 폭포수로 떨어트려
마지막 무덤에 흘러들어 들풀로 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