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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그늘은 바람이었다

홍현정 0 378 0

꽃의 그늘은 바람이었다


月花/홍 현정


살면서 행복을 꿈꿀 때

피아노 선율처럼 고운 소리만

들리는 건 아니었다


곱지 않은 삶의 시선들

견디기 힘든 질책의 가시에 찔려도 

곪지 않았던 건 인내의 조율이

방패였기 때문이다


어쩌다 스친 바람이어도

꽃은 화려함을 내세우지 않듯

흔들리고 싶었을 것이다


봄의 뜨락 심연의 향기

그저 활짝 피기만 하는 꽃이 아니라

누군가의 생명수 같은 사랑

관심이 필요한 것이다


향기 짙고 화려하다고

예쁘기만 하겠는가 외로움에

가끔 진한 눈물도 흘린다


봄볕 따사로운 그 길에

피어 있는 꽃 그냥 지나치지 마라

어쩌면 그 꽃은 마지막

바람이길 바랄지도 모른다


2020.2/17~2/25일 발행

평택 신문 게재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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