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워지지 않는 것
홍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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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4 19:35
채워지지 않는 것
月花/홍 현정
하늘은 구름옷을 입고
숲은 나무 옷 진초록 광채로
여름을 절정으로 품어 내는군요
햇살을 꾀어 너른 창공에
뜨겁게 달군 포옹의 고독으로
감성 스케치 가을을 그려 봅니다
계절의 오감에 연륜이 더해 저
깊어진 나이 골짜기엔 백합 보다
하얗고 고운 기품이 피어나지요
세월아 아서라 다칠라
그늘에 앉았다 가자 목도 축이고
서둘지 않아도 가는 길 아니더냐
욕심 묶음 풀고 꼭 쥔 손 펴니
애초에 내 것인 게 없었다는 것
아뿔싸 채움의 보필은 비움이었다
앞길에 가로 놓인 가시덤불
그 찔리는 고통의 숨소리 보다
외로움을 채우지 못해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