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아름다운 사람입니다
홍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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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5 12:38
참,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月花/홍 현정
한여름 별빛 총총 머금은
까만 밤을 무척 갈망하는
소담하고 앙증맞은 사람이 있습니다
말하는 입술은 앵두만큼
탱글하고 웃는 미소의 향기는
아카시아꽃보다 환상적입니다
시냇물 따라 둑길을 걸을 때
물빛에 노니는 꽃구름이 가끔
유혹을 해와도 눈길 한 번 준 적 없는
나를 몹시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중년의 씁쓸한 목마름
하늘 끝에 매달린 삶의 애환
뚝 따서 지혜로 품는 사람이 있습니다
매력 있게 살짝 꺼진 눈
톡 쏘는 청량음료의 상큼함도
순간 좋을 뿐 그대만은 못합니다
햇살 미끄러지는 들길 걸을 때
이름 없는 풀잎의 노랫소리 같은
그대 귓속말에 손끝이 떨리죠
떨리게 만든 사람 참, 아름답습니다
2019.7/15~7/25 발행
평택 신문 게재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