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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자리

홍현정 2 1628 0

바람의 자리


月花/홍 현정


눈물겹게 짓눌렸던 심연의 터널 속

불면과의 사투는 외로움을 

이기지 못해 수렁으로 뒹굴게 했다


끊어질 듯 이어온 너라는 그림자

이제 홀가분하게 지워 내고 싶은데

그리움의 혹이 커질 때마다 

거칠게 항거하는 바람은 인내의

터줏대감을 쫓아내려고 앙탈이었다


상처 난 사계의 꽃은 늘 덤덤한 척

남모르게 슬픈 눈물을 차곡차곡

치맛자락에 바늘땀을 수놓고 있었다


떠나갈 듯 돌아온 너라는 이름표

떼어 내고 싶어도 곰삭은 정 때문에

어두운 밤거리를 수없이 헤매었지

튀어 나가려는 몹쓸 객기 버리고

이제 그만 네 자리로 돌아오면 좋겠다

2 Comments
전수남 2019.05.29 22:07  
머물지 못하는 바람이
지금은 어디를 배회하는지---
수요일 저무는 하루
편안한 밤 되세요.
홍현정 2019.06.01 06:36  
사계를 떠돌고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