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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향기 끝에

홍현정 4 1974 1

라일락 향기 끝에


月花/홍 현정


꽃이어서 행복한 줄 알았는데

속내를 보니 아니었습니다


외로움에 견줄만한 것은 

그 어디에도 아쉽게도 없지만

당신의 뜨락에 오월을 

서둘러 미리 보내드립니다


봄바람 맞으며 다시 서는 노장

허리춤에 꽃청춘을 묶습니다


사느라 힘든 그대 손바닥

둥근 윈을 그려 깍지를 낄까요

애썼다 토닥이고 싶은데

가만히 있어 주면 좋겠습니다


사월의 이별 기약은 없지만

잘 견뎌 준 덕분에 호강입니다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한 너

코끝에 전해지는 황홀감

산다는 건 뜻밖에 행운도 있군요

라일락 향기는 당신이었습니다


흰 연보랏빛 첫사랑의 추억

다시 만들어 보겠습니다


애틋한 설화가 피어 나는 봄

새로이 싹트는 다짐의 오늘을

아름다운 고백으로 남기고

영혼의 향기를 그대에게 드립니다

4 Comments
전수남 2019.04.29 09:48  
라일락 향기가 여기까지 오네요.
월요일 활기찬 날 되세요.
홍현정 2019.05.03 11:53  
오월은 담장의 라일락 향기가 발목을 잡는군요
그 향기에
푹 빠졌다 갑니다
조만희 2019.04.29 19:25  
은은한 향기로
사월의 봄을 보듬는 라일락이
영원한 인연을 약속하려나 봅니다
아름다운 향기에 취해
고단함을 지워냅니다
감사합니다
홍현정 2019.05.03 11:55  
고단함은 삶의
진한 흔적이지요
하루를 살아 내서
너무도 감사한...

불금입니다
일과후 즐거운 시간 만드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