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연가
이별 연가
月花 홍 현정
찬바람 어디쯤에 필 꽃들아
흐릿해져 가는 눈동자가 슬프다
바람에 출렁이는 연둣빛 가슴엔
떠날 수 없는 이름이 산다
말라가는 나이의 강가엔
갈라지는 땅속의 울림이 크겠지
폭설에도 끄떡없던 기둥이
세월 앞에 무너질 때 눈물이 터진다
내가 그렇다
피지 못 해 안달난 꽃처럼
어긋난 바람을 손짓해 불러 세워도
목놓아 불렀던 가슴 시린 그곳에
위로받지 못 한 영혼이 산다
오그라든 세월의 나이테
늙는다는 건 두려운 안락이겠지
봄날 꽃비에 상처를 달래며
아름다운 수의(壽衣)를 짓는다
내가 그렇다
2025.3/31~4/8 발행
평택신문 게재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