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 한 이야기
못다 한 이야기
月花 홍 현정
눈도 참, 많이 내렸다
춥고 혼란스러운 사연들이
담장 너머 봄을 부를 때
난, 너의 소식을 묻는다
돌아든 꽃눈 하나가
땅속뿌리로 단단하게 안착한다
떠나지 못 한 너였을까
허기지게 하고 싶은 말들이
명치를 난타하며 두드려도
영문도 모른 채 삼월의 하늘은
폭설을 날린다
잘 있겠지, 잘 지낼 거야
설마 조르는 심장을 달래며
선뜻 착지를 못 해 봄날 바람으로
떠도는 건 아닐까
낡아버린 기억 하나가
난데없이 정수리에 꽂힌다
흔들지 마, 꽃보라 스치는
여우 비처럼 다시 사랑할 거니까
2025.3/10~3/18 발행
평택신문 게재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