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쯤에서
홍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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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4 16:53
우리 이쯤에서
月花/홍 현정
갈바람 은물결 출렁이는
갈대밭을 걸어 보고 싶습니다
쓸쓸함의 무게가 늘어나
계절 문턱이 높아지는 건
삶의 긴장을 놓지 말라는
염려에 훈계는 아닐는지요
살아온 세월 속에 투영된
인내의 이력 감추진 않겠습니다
나이 들수록 불어나는
객기의 자존감 강한 뚝심은
세상에 맞서는 나만의
독특한 방패이기도 하지요
아름다운 은빛 노년의 길
당돌하게 품어내고 싶습니다
가끔은 말수가 줄어들죠
우리 이쯤에서 연륜의 입담
까짓것 세상 흉 좀 볼까요
산다는 건 모 아니면 도 아니겠습니까
2019.11/4~11/12 발행
평택 신문 게재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