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소나기
홍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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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9 15:03
가을 소나기
月花/홍 현정
갑자기 세차게 쏟아져 내리다
그치는 비처럼 가슴을 두드리고
가버리는 소나기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곁에 없다고 멀어진 건 아니지만
미처 피하지 못해 흠뻑 젖은 새처럼
처연한 날갯짓 그댈 보는 것 같군요
나뭇잎 떨어질 때 누군가를
기다리는 햇살의 가을은 청량한
산소로 당신의 건재함을 채색합니다
인생 막차의 기약은 없지만
가끔 우산 없이 비를 맞게 되는 건
예상치 못 한 뜻밖의 시련 연습입니다
숙련된 연습은 나이에 훈장
다시 서는 계급의 명예를 빛내는
그대 존재감으로 삶의 용기가 되지요
살아갈 내일의 희망을 안고
쏟아지는 빗속을 명장의 손으로
막아 내며 결승선 향해 달리는 겁니다
2019.9/9~9/10 발행
평택 신문 게재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