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꽃 같은 너
홍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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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6 22:34
열꽃 같은 너
月花/홍 현정
가을 숲에서 만끽하는
푹 삭힌 상념 나무에 둥지를 틀고
이제 막 기지개 켜는 새처럼
방황의 곁가지를 자르며
신바람 섞어 시름 조각 솎아내고
산 능선 기 받아 거풍을 해본다
은밀한 내 안에 우아한
연모의 꽃피워내며 심장 모퉁이에
날 세운 뚝심의 똬리로
행복의 완충 역할을 꿈꾸며
가진 거 없어도 노도의 품격 달궈
바위를 깎는 절개의 힘을 연마해
예사롭지 않게 영걸스럽고 싶다
태양의 얄궂은 비아냥
삶의 방향에 나침반 진정 벗으로
흔들리는 마음 수평을 맞춰
솜이불 같은 포근한 손으로
한평생 어루만지며 너를 위한
희생의 촛불로 녹아내려도
난, 열꽃 같은 널 놓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