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력
홍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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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9 07:25
필력
月花/홍 현정
명장의 조각칼 손끝이 빚어낸 건
내공이 연마한 심연의 혼이다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의 힘은 내 삶의 기백과 같다
검은 먹물의 진가는 붓끝에 감흥
그대 고집의 묵직한 춤사위 아니던가
말에만 소리가 나는 건 아니 듯
글에도 무게와 감정의 웅장함이 있다
마지막까지 깎아 써서 작아진
제 역할 다하는 몽당연필의 자존심
혼 신 깃든 영혼을 끌어내는 작업
예술적 감각을 갈아 인생을 연습한다
당신의 독특한 서체의 마력
글을 농락하지 않는 사랑과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