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월
홍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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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2 23:45
밀월
月花/홍 현정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밤하늘 달빛의 민낯이
아름답게 수놓는 꿈을 꾸었다
떠돌던 바람이 창가에 앉은 날
객지를 두루 돌아다녔던 방황의 여정을
그만 내려놓는다는 다짐을 받는다
외로움 돋친 날개의 반쪽
깊숙한 골짜기를 돌고 돌아 이제야
보금자리를 찾아 날갯짓하는 바람아
숨 막히게 떨리는 어깨 위로
떨어져 내리는 언약의 보석 빛 땀방울
흠씬 파고드는 마지막 밀월이길
기다림의 여행 가방을 열어
회춘의 속삭임을 살며시 풀어 놓고
긴 그리움의 끝을 그림자로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