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피퉈 내는 일
꽃을 피워 내는 일
月花/홍 현정
가슴 짠하게 깊어만 가는 멍울
시련의 높낮이마다 생각이 아프다
반백이 넘은 중년의 방황은
미완성의 시를 쓰는 일이 아닐까
한 소절 따라 부르면 금방
눈물 흐를 것 같은 내 모습을 닮은
노래 가사가 뭉클하게 느껴진다면
스스로를 달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의 마음에 내가 들어있길
바라는 것은 이미 눈물의 시작이다
나이 들어가는 인생 길목
잠시 쉬었다 갈 의자가 있다면
난, 기꺼이 당신께 내어 주리다
산다는 건 황무지에 기다림의 색으로
꽃을 피워 내는 일이 아니겠는가
그 향기는 나와 당신의 마음
숙명적 필연을 그려 내는 혼이 깃든
서로를 느끼는 향수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