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 잔의 위로
술 한 잔의 위로
月花/홍 현정
먹먹한 가슴에 앉은 바람아
나를 어찌 조롱하느냐
살면서 한 번쯤 울지 않은 사람
어디 있겠냐만 내, 눈물은
술잔의 술과 같았다
그 맛을 누가 평할 수 있겠나
아직 잔이 채워지지 않았는데
더 흘릴 눈물로 가득 부을 때
그때마다 잔이 흔들려
다시 채우라 조언을 해댄다
허기진 사계를 이어갈 때
배고픈 배꼽의 헛기침 소리는
내, 아버지의 약손 같았다
내 나이 거저 얻은 것 아니다
하루를 여는 속 쓰림 물이 달래 주었고
아리는 계절 들판에 나 만한 벗도
없을진데 오늘 한 잔 어떻겠소!
깨지지 않는 잔을 준비하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