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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속에 너

홍현정 0 423 0

가을속에 너


月花/홍 현정


서녘 하늘 서걱대는 햇살

황금 들판에 내려앉으면

붉은 숲엔 밤송이가 입을 열고

바람결에 툭 떨어질 채비를 한다


아! 가을은 열매의 계절

시간은 마른 잎으로 쓸쓸히 날리고

한바탕 지나는 소낙비에 

흠뻑 젖으니 개운하게 좋다


절기의 정직함에 어찌

푸념 어린 농을 섞을 수 있을까만

차곡차곡 쌓여 가는 연륜의 뒤태

정말 멋지다 외쳐 주고 싶다


나이들 수 록 말끔한 단장

단풍 물들 듯 익어가는 자태로

당당한 거드름 괜찮지 않겠는가

탈곡을 끝낸 볏짚에 널 앉히고 싶다


2020.8/31~9/10 발행

평택 신문 게재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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