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속에 너
가을속에 너
月花/홍 현정
서녘 하늘 서걱대는 햇살
황금 들판에 내려앉으면
붉은 숲엔 밤송이가 입을 열고
바람결에 툭 떨어질 채비를 한다
아! 가을은 열매의 계절
시간은 마른 잎으로 쓸쓸히 날리고
한바탕 지나는 소낙비에
흠뻑 젖으니 개운하게 좋다
절기의 정직함에 어찌
푸념 어린 농을 섞을 수 있을까만
차곡차곡 쌓여 가는 연륜의 뒤태
정말 멋지다 외쳐 주고 싶다
나이들 수 록 말끔한 단장
단풍 물들 듯 익어가는 자태로
당당한 거드름 괜찮지 않겠는가
탈곡을 끝낸 볏짚에 널 앉히고 싶다
2020.8/31~9/10 발행
평택 신문 게재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