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우체통
삶의 우체통
月花/홍 현정
소슬바람 부는 가을입니다
나뭇잎 숨결로 허전함이 밀려드네요
햇살 푸른 9월의 아침
코스모스 꽃내음 풍겨드는 들녘을 달려
긴 하루를 품어내 봅니다
청명한 하늘 입꼬리 올라갈 때
공상에 젖은 옛사랑 그리움으로
툭, 날아오르면 설레는 마음
살짝 매만져 단풍 잉크로 써 내려가는
붉은 결실의 입맞춤 누구일까요
정처 없는 바람으로 날아와
그 뜨겁던 여름을 견딘 인고의 날들
꽉 막히게 숨 막혔던 시간
모두가 참아 낸 모습 대견하지요
조금만 더 참고 같이 가는 겁니다
살면서 눈물짓던 후회의 날들
지루했던 포기의 옷 벗어던지고
노장의 환한 미소 황톳빛으로 익혀가며
여유롭게 오는 계절 또 만나야지요
당신, 우체통은 아직 파란색이니까
2020.9/14~9/25 발행
평택 신문 게재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