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첫눈
月花/홍 현정
밤새 눈이 내렸군요
첫눈인가 했더니
그리움이었습니다
당신 있는 곳에도
눈이 내렸겠지요
쌓인 그리움 쓸어 내지 마세요
저절로 녹는 날 있을 테니까
새벽 창가 뽀드득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
기다림이었습니다
미치게 슬픈 겨울밤
베개 언저리 눈물자국
속상하게 지우려 하지 마세요
그냥 있어도 마를 테니까
아침이 올 때까지
어둠을 가르는 불면
보고픔이었습니다
하얀 눈 소복소복
빛 부신 가로등 아래
서러움 안고 서 있지 마세요
그렇지 않아도 아플 테니까
나여서 부끄럽고
당신이어서 뿌듯하군요
첫눈은 사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