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겨울 사이
가을과 겨울 사이
月花/홍 현정
11월엔 꿈을 꾸겠습니다
겨울과 가깝게 스미는 입맞춤
따듯하게 다가가 살짝 언 몸을 녹여줄
손 난로가 되어 주고 싶으니까요
낙엽이 남긴 쓸쓸함 위에
바스락 밟히는 늦가을의 정취 그 여운처럼
당신의 꿈은 참, 맑고 청초합니다
늘 미소를 달고 살진 못했어도
빈 들녘 햇살처럼 거짓 없는
수수한 온정으로 주름진 얼굴
까맣게 그을려도 모질게 살진 않았습니다
청춘이라는 이름 그 세월 안에
가만가만 내공이 쌓여 살만하다 싶더니
기력이 전과 같지 않아 가끔 슬퍼집니다
11월엔 꿈을 꾸겠습니다
삭풍이 깃드는 텅 빈 밤이면
혼자 같은 두려움이 밀려들지만
당신의 격려를 생각해 참아내겠습니다
낮과 밤 태양과 달 사이에 있는
수많은 저마다 사연의 언어들 별빛 타고
행복으로 떨어져 내리 길 소원합니다
2020.11/23~11/30 발행
평택 신문 게제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