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라는 끝자락에
하루라는 끝자락에
月花/홍 현정
아침에 눈을 뜨면
시계가 제일 먼저 반기는군요
주섬주섬 오늘을 살기 위한
억척스러움 허리춤에 묶습니다
햇살 좋은 날은 뭉게뭉게
비 내리는 날은 그럭저럭
삭풍에 눈 보라치는 날에도
한숨 쉴 겨를 없이 문을 나섭니다
찬바람이 불면 생각 나는
울 엄마 울 아버지 보고 싶음엔
나이가 없습니다 서글픔에 복받쳐도
세상으로 내보내 준 오늘에 감사합니다
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어도
다 그렇게들 살아 내는 것은
차갑고 질기다 싶은 인연의 꼬리에
따뜻한 위로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가 녹록지 않아도 어둠은
집이라는 방석을 내어 주지요
그 끝엔 마중 나온 당신이 있습니다
그 순간 고단함은 잠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