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오는 그 길에
가고 오는 그 길에
月花/홍 현정
청춘의 봄은 꽃을 피워내더니
만추의 단풍은 낙엽으로 떨어져
월동 준비해야 하는 중년의 마음을
괜스레 스산하게 합니다
희끗한 머리 검게 물들일 수 록
나이의 감성은 유년의 시절로
돌려주고 있다는 거 알고 계시죠
순수한 착각은 무병장수의 지름길
거꾸로 먹는 세월 내심 흐뭇합니다
세상 이치가 영원한 내 것이 없듯
욕심 없이 그저 물들다 때 되면
떨어지는 가을 낙엽처럼 누군가의
널찍한 사색이 되어 주고 싶습니다
싸늘해져 서리 내린 그 길에
남긴 발자국 당신의 정직함 아닌가요
가면 또 오는 것이 세월 속 계절이 듯
미루지 말고 오늘 당장 한잔합시다
어때요 언제 또 볼 수 있을지 모르니까요
2020.11/9~1/20 발행
평택 신문 게재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