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아침
11월의 아침
月花/홍 현정
꽃대에 달린 네 자태보다
그 꽃을 보며 향기를 맡는 당신이
11월의 책사 입니다
계절마다 피는 꽃이 다르고
그 이름과 향기 또한 제각각이어도
그대 감각의 정원엔 단비가 내려
단 하나만의 꽃을 피워낼 테니까요
산야가 온통 붉은 꽃을 피우다
서리에 젖어 낙엽으로 떨어져내리면
나뭇잎 위로 미끄러지는 다람쥐
또 보자고 다음 가을을 기약하겠습니다
나뭇잎 물결 타고 내려앉는 너
언제까지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겨울을 지나 새봄을 이어줄 너이기에
난, 기필코 사랑할 것입니다
이슬의 알람에 눈을 뜬
달력 언저리에 맴도는 미명의 소리
아침을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