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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바람

홍현정 0 217 0

10월의 바람


月花 홍 현정


사랑하지 않아도

사랑하게 해 주세요


미워할 수 없는 10월의 분노

깊어가는 가을과 나누고 싶어요


푸른 잎이 단풍으로 물들면

슬펐던 기억이 흐려지게 

땅 아래로 떨어트려 주세요 


지독한 외로움도

당당할 수 있는 가을입니다


빗물 수북한 창틀에 고인

밤마다의 눈물 껴안고 있어요


깨알 같은 아픔이 마르면

스치는 바람이려니 

가슴에 묻고 살게 해 주세요


보고 싶지 않아도

보고 싶게 해 주세요


떠나보낼 수 없는 막연함

이해라는 선물로 주고 싶어요


마지막 같은 목숨 하나

이별은 그댈 위한 게 아니라

잃어가는 나를 위해서였습니다


2022.10/11~10/20 발행

평택 신문 게재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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