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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풍보다 시린 밤

홍현정 0 432 0

삭풍보다 시린 밤


月花 홍 현정


잎이 모두 시들어 떨어지고

가지만 앙상히 남은 나무 위로

만추의 달이 내려와

삭풍을 다독이는 밤이다


해마다 만나는 겨울이건만

어째 한해 한 해 녹록하지 않다

늙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같겠지만 제모습은 못 보고

부모 형제가 측은하니 말이다


세월의 고개를 넘을 수 록

소리 없이 가까워오는 돌아가는 그 길

누구도 예외는 없다지만 

두렵지 않은 자 어디 있겠는가

빈 산에 우두커니 바람에 흔들리니

못 견디게 외로운 겨울이다


뼈에 스미는 칼날 같은 밤

불면에 젖어 눈물 한줌 얻었으니

창문 틈 달빛 품고 12월을 유영하는

고독을 기필코 태워낼 것이다


2021.11/29~12/10 발행

평택 신문 게재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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