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아무 때나 불지 않는다
바람은 아무 때나 불지 않는다
月花 홍 현정
멈출 줄 모르는
풍만하고 커다란 폭염의 텃새에
북풍을 초대하고 싶다
그대 지칠까 봐
따사롭고 열정적인
행복의 온도를 높인다면
기꺼이 충실한 팔월의 여름과
동침하고 싶다
쌉싸름한 외로움의 맛
그대는 아십니까
뿌드드한 설익은 감처럼
떫어서 텁텁한 한여름 그리움
어디서부터 흔들렸을까
한 치 앞이 어둠, 종잡을 수 없는
뿌연 안갯속에 속 마음을
자신 있게 걸어 둔다
이유 있는 바람의 행보에
그대를 맡기고 싶은 건
결코 흔들려 뽑히지 않는
뿌리의 근성을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