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끝날 무렵
여름이 끝날 무렵
月花 홍 현정
꽃잎의 날개로
옹알 거리던 봄날
귀한 걸음 누구신가요
다시 못 올 청춘의
향긋한 앞치마 소녀 같은
털털함 곱게 묻어있군요
당신의 하루가 봄이라면
내 하루는 여름입니다
꽃눈 내린 풀숲 이슬 길
어렴풋이 기억나는
어진 이름 누구신가요
다시 못 올 세월의
화창한 젊은 날 다소곳한
수줍음 지금도 여전합니다
봇물 터 지 듯 끓어오르는
인생 서막 함께 열까요
내 영혼이 갈급하는
마지막 그리움을 베어 내는
벌목장 그대 마음입니다
삶이 꼬여서 볼품없이
만신창이가 되었어도
맞은바라기 나였으면 좋겠네요
여름이 끝날 무렵
느닷없이 내리는 소낙비는
우후지실 힘내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