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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끝날 무렵

홍현정 2 871 0

여름이 끝날 무렵


月花 홍 현정


꽃잎의 날개로

옹알 거리던 봄날

귀한 걸음 누구신가요


다시 못 올 청춘의

향긋한 앞치마 소녀 같은

털털함 곱게 묻어있군요


당신의 하루가 봄이라면

내 하루는 여름입니다


꽃눈 내린 풀숲 이슬 길

어렴풋이 기억나는

어진 이름 누구신가요


다시 못 올 세월의

화창한 젊은 날 다소곳한

수줍음 지금도 여전합니다


봇물 터 지 듯 끓어오르는

인생 서막 함께 열까요 


내 영혼이 갈급하는

마지막 그리움을 베어 내는

벌목장 그대 마음입니다


삶이 꼬여서 볼품없이

만신창이가 되었어도

맞은바라기 나였으면 좋겠네요


여름이 끝날 무렵

느닷없이 내리는 소낙비는

우후지실 힘내기입니다


2 Comments
cbyungun 2021.07.27 18:06  
시인님의 시를 읽노라면
어느  소녀의
수상집을 대하는 듯
상큼한 매력에 빠진답니다.
홍현정 2021.07.29 15:42  
격려와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