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갠 여름날
비 갠 여름날
月花 홍 현정
행복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덜 외롭고 싶어서
한 번만 잊기로 했습니다
채비해 서둘러 나선 길
생각 보다 괜찮다 싶네요
새움을 틔우는 봄날 꽃처럼
향기로운 기억 서서히 지워낼 때
안녕이란 또 다른 인사로
안부를 묻는 정겨운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습니다
헤어지기 싫어서가 아니라
덜 그립고 싶어서
애써 뒤돌아서겠습니다
배신감, 아름다운 거짓말
생각 보다 아프지 않군요
바람에 날리는 낙엽처럼
마음 한자락 내려놓고 떠날 때
잊히지 않을 것 같은 미소로
한 번쯤 보고 싶은 그 사람
나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