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는 하룻길
너라는 하룻길
月花 홍 현정
누군가는 하루에 두 번
강을 건넌다
하루가 움트는 통로에 네가 준
토큰을 손에 쥐고
출출한 외로움의 도시락 안에
오감을 자극하는 군내 나는
신 김치를 밑반찬으로 챙기고
도전의 연속인 삶의 널브러진
상념들을 떼어 내며
달력의 숫자를 지워 낸다
누군가는 하루에 두 번
성을 쌓는다
하룻길 저무는 통로에 네가 준
막걸리 봉지를 들고
홀로선 외딴섬 불면의 섬으로
연분홍 꽃단지 손수건 꺼내 쥐고
숨통을 옭아맨 내 것 아닌 것들을
마수걸이의 기쁨처럼
마음으로 밀어내며
하룻길 어둠을 네게 보낸다
나는 너의 아궁이
너는 나의 장작불
짧아지고 타들어 가는
불협화음을 아우르는 불쏘시개
삶의 철학 같은 그 희생이
다하는 날 나도 너도 희끗한 수염으로
재로 남아 다음엔 꼭,
부뚜막에 올라앉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