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이 좋다
지금 이 순간이 좋다
月花 홍 현정
겨울이 올 땐
그냥 오지 않습니다
멍 때리고 있는 가슴을
낙엽으로 툭, 치고 오지요
진한 사색이 춤출 때
바람은 귓속말을 합니다
떠나는 가을 섭섭해 말라고
살아온 만큼 또 보자 기약하네요
온몸이 부서져 내리고
어깨의 근심 떠나질 않았죠
그래도 세상은 참, 따듯해
불행하라는 법은 없나 봅니다
녹록지 않았던 청춘
부끄럽게 살진 않았죠
가끔 친구와 넋두리 겸 한 잔
기가 막히게 통쾌했습니다
봄길 지나 여름 장마 건너
떠나는 가을 낙엽처럼
인생의 절정 꼭, 우리네 같아요
사는 게 낯설지 않은 지금이 좋습니다
2022.11/28 발행
평택 신문 게재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