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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거기 서 있습니다

홍현정 0 226 0

나, 거기 서 있습니다


月花 홍 현정


낙엽 떨어질 때

새벽 별빛은 잠꼬대를 합니다

나도 너처럼 누군가의

가을로 내려앉고 싶다고


하얀 눈 내릴 때

새벽 달빛은 어둠과 마주합니다

어디선가 헤맬 것 같은

나약한 마음잡아 주려고


가슴이 돌돌 말리고

스며든 불면이 가시로 찌를 때

잊고 싶었던 자리마다

꼬집듯 멍이 듭니다


눈물이 아파할 때

손톱은 명치를 꾹꾹 누릅니다

스치듯 베인 상처가

외로움 보다 덜 쓰렸으니까


가을이 떠나갈 때

해주었던 말이 생각납니다

지금 서있는 그 자리 꼭,

지켜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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