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바람
10월의 바람
月花 홍 현정
사랑하지 않아도
사랑하게 해 주세요
미워할 수 없는 10월의 분노
깊어가는 가을과 나누고 싶어요
푸른 잎이 단풍으로 물들면
슬펐던 기억이 흐려지게
땅 아래로 떨어트려 주세요
지독한 외로움도
당당할 수 있는 가을입니다
빗물 수북한 창틀에 고인
밤마다의 눈물 껴안고 있어요
깨알 같은 아픔이 마르면
스치는 바람이려니
가슴에 묻고 살게 해 주세요
보고 싶지 않아도
보고 싶게 해 주세요
떠나보낼 수 없는 막연함
이해라는 선물로 주고 싶어요
마지막 같은 목숨 하나
이별은 그댈 위한 게 아니라
잃어가는 나를 위해서였습니다
2022.10/11~10/20 발행
평택 신문 게재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