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면 스쳐도 괜찬다
너라면 스쳐도 괜찮다
月花 홍 현정
깊은 밤 어둠의 날개로
가로등 이마에 홍역의 불면을
올려놓고 창문을 두드렸던
뜻밖의 불청객 누구신가요
현란한 빗소리에 파묻힌
꽃잎의 오한을 뚝뚝 떨어트리며
세상을 향한 넋두리 따라
뒤쫓던 사냥꾼 누구신가요
봄볕에 그을린 순정 하나
한여름 땡볕 돌다리 건너왔으니
가을은 순순히 사립문 열어
넋 나간 꿈, 들여보내 주세요
떨림이 울렁거려
대낮도 밤처럼 검붉은 충격에
태양을 짓누르는 깨달음
그 진동에 외로움을 샀습니다
술잔이 덩달아 또각또각
도심의 거리를 찍어 되네요
내, 외로움의 변명은 없습니다
술병이 날마다 구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