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밥 한번 먹자
당장 밥 한번 먹자
月花 홍 현정
그리움의 여정 따라
가을 길에 한 그릇의 애틋한
기억의 밥상을 차렸다
올려진 찬이 많은 건
살면서 먹었던 오감을 사육한
입맛을 버리지 못함이었고
꼭, 밥에 국이 있어야 먹는
습관 탓에 누군가는 국물 없이 먹는다고
명은 길겠다 운을 뗀다
살다 보면 두고 보자는 인간
별 볼일 없고 나중에 보자는 말도
나중에 가면 나중은 없었다
친근감의 대명사 소통의 행위
기다렸을 너와 기다릴 걸 아는 나
대충 만난 인연은 아니지 싶다
변명 많은 관계들 속에
밥 한 끼 술 한 잔은 신의 한 수
인연의 꽃 삶의 철학 아니겠나
왜냐고 이유를 만들지 말자
그냥 너와 밥을 먹고 싶은 건
살고 싶다는 비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