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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문

홍현정 0 480 0

2월의 문


月花 홍 현정


막바지 추위를 견뎌내고

봄을 알리는 꽃들이

가지마다 촘촘히 앙증맞은

꽃망울로 매달릴 준비를 하는

2월의 문턱이다


양지 쪽에 터를 잡은

꽃샘바람도 녹아내리는

추녀물을 어찌 막을 수 있으랴

오는 봄, 피는 꽃을 막지 마라

그저 잦아들 일이다


열두 달 중 2월은

하늘과 땅 사이 물꼬를 트는

막힌 순응의 배수구를

뚫어 주는 문지기 아니더냐

헐벗은 숲에 옷을 입힌다


서서히 벙글고 있는 봄

사립문 활짝 열어젖혀

자식 그리는 어머니 심정처럼

들고나는 기를 받쳐주는

2월은 천리향인 것이다


2022.2/14~2/25 발행

평택 신문 게재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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