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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닮은 너

홍현정 0 485 0

봄을 닮은 너


月花 홍 현정


긴긴 검은 밤 잠들지 못해

우뚝 얼어 내리는 고드름의 마음을

살짝 건드려 보았다

건들지 말라네 뚝 따서 먹지 말래

쭉 뻗은 날카로움

너를 피해 햇살 진한 날

어차피 녹아 처마 밑에 떨어질 건데

그날이 봄날이라네

가끔은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필요에 위해 만남이라는 거대한

음모에 말려들고 끌어들이는

약육강식 진정 승자는 누가 될지

나도 너도 궁금하다

절기의 정직함처럼 늘 때 되면

돌고 돌아 밥상을 차려 내잖아

시장이 반찬 무엇이 올려져 나올까

뿌리내려 싹이 돋고 줄기를 세워

잎으로 번성 꽃망울 터트려

활짝 날갯짓 난, 널 꽃이라 부른다

꽃은 수많은 자아 속에

무수한 염문을 자작하는 블랙홀 같아

호기심 가득 꺾고 싶었다

인생은 후하며 불면 날아가는

손안에 먼지 같아

봄처럼, 너처럼, 나처럼

금방 왔다 언젠간 사라질 무지개 

넌, 그래서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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