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자리
홍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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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9 21:57
바람의 자리
月花/홍 현정
눈물겹게 짓눌렸던 심연의 터널 속
불면과의 사투는 외로움을
이기지 못해 수렁으로 뒹굴게 했다
끊어질 듯 이어온 너라는 그림자
이제 홀가분하게 지워 내고 싶은데
그리움의 혹이 커질 때마다
거칠게 항거하는 바람은 인내의
터줏대감을 쫓아내려고 앙탈이었다
상처 난 사계의 꽃은 늘 덤덤한 척
남모르게 슬픈 눈물을 차곡차곡
치맛자락에 바늘땀을 수놓고 있었다
떠나갈 듯 돌아온 너라는 이름표
떼어 내고 싶어도 곰삭은 정 때문에
어두운 밤거리를 수없이 헤매었지
튀어 나가려는 몹쓸 객기 버리고
이제 그만 네 자리로 돌아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