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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폭의 그림

정구화 0 511 0

한 폭의 그림

/ 門下


운무가 덮인 산자락
신선이 쉬어가는 듯한 저 광경
비바람에 우산이 뒤집혀도
모자가 날아가도 눈을 뗄 수 없다

절제된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시골길을 사뿐히 내걷자
바람도 친구요 구름도 친구
하늘을 나는 잠자리도 친구다

흘러가는 저 뭉게구름
개울가 둥구나무에 걸린 모습에
손뼉을 처대는 담장에 걸린 호박 잎새
길가에 피어나 저마다 제 키 크다
자랑하던 코스모스가 거든다

허물도 없다
간섭도 없고 전쟁도 없고
사리사욕이란 더더욱 찾을 수 없다
오로지 평화만 존재할 뿐이다

나 그렇게 살리라
나도 저 들처럼 그렇게 살련다

땅 위에 하늘이고
하늘 아래 땅 그 속에 나 있고 너 있다
흙으로 빚은 토기에 담긴
음식을 먹고 너와 내가 살고 있다


아무런 허물없이
아무런 조건 없이 내어주는 그늘
나는 무엇을 내줄 수 있는가
없다 보는 것이 평화고 사랑이다

한 폭의 그림 같은 세상 속에서
살리라 나 저들처럼 살아가련다
너와 나 우리 모두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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