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바위였다네
나도 바위였다네
/ 門下
물살에 이리 밀리고 저리 떠밀려
쓸려 내려가는 모래 알갱이들 사이로
거칠게 구르는 조약돌
나도 한땐 바위였다네
저기 저 우뚝 선 바위돌처럼 말일세
그대 또한 그러하질 않았겠는가
오랜 세월 버티어 봤거늘
물살에 밀려 구르다 보니
이토록 작아지고 말았다네
한참을 물길 따라 흐르다 보면
그대 또한 작은 알갱이가 될 것이니
내가 작다고 떠밀지나 마시게
언젠가는
미세하게 갈리고 분쇄되어
결국엔 흔적도 없이 사라져 갈 걸세
이는 우리들의 일생이기도 하니
이 고을 저 고을 돌고 돌아
남은 정 베풀며 새겨두고 나 가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