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장에서
산장에서
송현 이영태
살포시 깨어나는 숲속의 아침이다
행복은 서로 만들어가는 미션인데
혼자 하루를 열며 커피를 탄다
암울한 시대에 삶의 황폐감을 혼자
커피 스푼으로 되질하며 달래던
T.S 엘리오트 시가 떠오른다
홀로 늙는 고독을 안고 산장에서
나처럼 커피를 끓이며 생을 아끼던
어느 유명 시인도 생각난다
혼자 살다가 그 혼자를 버리고
사라져가는 의미를 커피로 통감한
시인의 고뇌를 알 것 같다
아늑한 분위기로 마음 가라앉히며
늙어가는 즐거움도 은밀히 느끼고
비움의 미학을 깨닫는다.
※ '문학광장 84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