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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시쟁이

이영태 2 1086 0

부끄러운 시쟁이


                                   송현 이영태


사방에서 소문난 선비들이 모이는 날이면

평소 어머니의 술 빚는 손맛은 천하일품

술항아릴 가운데 놓고 조롱박을 둥둥 띄운다


둘러앉아 목부터 축이며 ''술맛 참 좋다!''고

술방울이 묻은 멋스러운 긴 수염을 쓰다듬던

시선들이 낙천적이고 위풍당당해 보였다


적당히 취기가 오르면 시를 읊어내리다

절묘한 구절은 ''좋다!'' 무릎을 탁 치며

알관주를 주고 감동을 공유하던 흥겨움을


어린 나이에 무릎을 꿇고 먹을 갈아주며

학문과 예의를 훔쳐 배우던 그때 아버지의

훌륭한 인성교육이 숙연하게 느껴진다


지금 시를 쓰려면, 그때 그 시서 육예의

학문을 흉내조차 내지 못함이 부끄럽다

요즘 시도 그런 멋과 운율과 향기가 있는지..

2 Comments
윤석진 2020.06.25 09:16  
아버님께서
멋진 시인이셨군요

감사합니다
감상하고 갑니다.
이영태 2020.06.25 21:36  
고맙습니다
부끄러운 시쟁입니다
아버지는 훌륭하셨는데..
항상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