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74
어제
629
최대
3,402
전체
953,852

장대비를 보고 있노라면

이영태 2 963 0

장대비를 보고 있노라면


                                    송현 이영태


먹장 같은 소나기구름 하늘을 뒤덮더니

섬광처럼 번뜩이는 번개

순간 천지가 무너지듯 천둥벼락 치고


도시의 우수와 비린내를 씻어내려는 듯

뿌연 운무를 일으키며 샛강을 가로질러

빌딩 숲으로 달려오는 장대비


문득 우산 없이 뛰어오는 임 마중 가듯

맨발로 달려나가 병균 같은 오욕을

씻어내고픈 야성의 충동은 왜일까?


폭포수처럼 세차게 한바탕 훑고 간 뒤

일제히 샤워를 끝낸 숲들이

함초롬히 일어서는 장엄한 어우러짐


들풀처럼 질박하게 살아온 생이

어느 날 저 숲으로 돌아갈

원시의 소리, 비애의 속울음이 들린다.


          ※ '종합문예 유성 문예지'에.

2 Comments
윤석진 2020.04.28 22:47  
장대비...
비애의 울음이 들린다
이영태 2020.04.29 08:54  
비오는 날은..
그래서 우수에 젖나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