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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가리봉동 겨울

이영태 2 698 0

그해, 가리봉동 겨울


                                 송현 이영태


담금질하듯이 치열한 고뇌의 침잠 속에

지새우는 밤 동트기 바쁘게

별을 안고 꿈꾸다 별 따라 나가는


좁은 계단에 사정없이 얼어붙은 눈 위를

달은 구두로 곡예를 하고

고달픈 하루를 어깨에 메고 오면


허름한 옥탑방 구석에 헌 이불을 감싸고

외론 들고양이처럼 웅크린

내 남루한 실존이 서럽고 싫었던


자폐가 주는 우울증 환자같이 황폐한 삶

극한의 비린내가 날 만큼

그해, 가리봉동 겨우살이는 그랬다


그래도 시골스럽고 정감 있던 그 이웃들

아픈 추억이 자꾸 떠오른다

지금도 외로운가 보다, 늙는 것이...


           ※ '제5 시집'에.

2 Comments
조만희 2021.12.27 13:24  
외로움은
어쩌지 못 할
동행의 그림자처럼
떠날줄을 모르네요
항상 그리움에 미소 띄우는
그런 날이었으면 합니다
이영태 2021.12.27 14:43  
고운 걸음에 감사드립니다
부끄러운 삶이 자꾸 떠오르네요
추위에 늘 건행하시고
아름다운 송구영신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