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빛 그리움
주홍빛 그리움
송현 이영태
이제는 몇 채 안 되는
고향 마을도 지금쯤 가을이 익어가겠지
조상께 드릴 토실한 감을 깎아서
달콤한 곶감이 되라고 집집마다 매달던
향긋한 풍경이 눈에 어리고
약이 잔뜩 오른 빨간 고추, 들깨와 참깨
익는 내음 고소한 고향의 정이 그립다
영그는 뒷산 밤송이 쩍~ 당찬 모습들
산머루, 다래, 오미자, 알알이 익어가고
상사화, 구절초, 들국화도 곱겠구나
전후의 상흔뿐인 아픈 설움을 달래주며
정 나누고 살던 그 많은 이웃들
인생무상만 남기고 다 어디로 갔을까
모든 존재가 끝내는 홀로된다는 기로에
가을빛 짙어가니 자꾸만 떠오르는
고향의 탐스러운 주홍빛 그리움.
※ '시 낭송 유튜브 영상'및
'제4 시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