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에 사라져 가는 봄
빗속에 사라져 가는 봄
송현 이영태
시절이 하 수상하니 분분한 초록 비
목마른 숲에 푸른 향기를 더해주며
나직나직 흐느끼듯 비밀스레 속삭인다
피폐한 내 영혼도 우산 없이 동구 밖
느티나무 둥치에 몸을 기댄 채
촉촉이 스미는 정령을 받아 윤택하려고
초원에 그리움투성이인 비를 바라보며
깊숙한 심연에 뜬금없이 피어오르는
들풀 같은 삶 애환을 달랜다
빗속에서 내 아릿한 추억과 우수가
수런거리는 잎새들이 빗물에 씻기듯이
하나로 융해되어 청청해지고
여린 수채화 물감을 풀어놓은 듯 곱던
연녹색 봄은 이제 푸르게 사라지며
초록 물방울이 쟁알거리듯 튀고 있다.
※ '종합문예 유성 인터넷신문'및
'시 낭송 유튜브 영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