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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풍경이 된 여인

이영태 2 776 0

고운 풍경이 된 여인


                                  송현 이영태


석양이 물드는 호숫가에 호젓이 앉아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는 한 여인의 모습이

그리움이 배인 듯 노을에 안겨있다


저 여인은 대체 무엇을 낚고 있을까

세월을 낚고 있을까, 아니면 잃어버린 사랑

애틋한 추억을 낚고 있는 것일까


연갈색 머리가 바람에 살짝 들춰질 때마다

단아한 옆모습이 정갈하게 드러난다

어쩌면 허기진 연민을 달래고 있는 듯


금조개 빛 호반만 무심히 바라보며

노을과 바람과 새들의 노래를 넉넉히 안고

흔들림이 없다, 따스해 보인다


내 쓸쓸히 돌아서는 등 뒤에서

하염없이 금빛 노을을 건지고 있는 그녀는

비색이 짙은 호반의 고운 풍경이 되었다.


              ※ '문학광장 88호'및

                  '시 낭송 유튜브 영상'에.

2 Comments
학리 정병운 2021.02.18 21:29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이리도 아름답게 그리다니
그 풍경 속으로 함께 하는
느낌입니다
그 여인은 누굴까
자못 궁금한 오늘 밤입니다
이영태 2021.02.19 08:58  
부족한 글을 과찬하시니
송구하고 고맙습니다
결 고운 시 세계를 끊임없이
열어가시고 늘 건안하십시오